그녀가 날카롭게 한 마디 던지고 방 안으로 사라지자 기자들이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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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0 13:17:00

서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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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날카롭게 한 마디 던지고 방 안으로 사라지자 기자들이 방 앞으로 몰려들었다.이동선의 파렴치한 죄상에 치를 떨면서도 그녀는 은연중에 자꾸 그의 편이 되어가고 있음을 깨닫지 못했다.그렇게 벌기까지 은비는 여러 나라의 사내들과 상대를 해야 했다. 술좌석의 팁 50달러, 동침하는 데 100달러 해서 하루 평균 얼추 두 명의 파트너에게 시달린 셈이었다.『그렇게 해서 많은 여자들을 만났군요?』정상에 오르자 어느 새 하늘은 개었고 강렬한 햇살과 함께 쌍무지개가 시야에 가득 들어왔다.일주일을 비워 두었던 해우소는 폐허와 같았다. 겨울이었으므로 더욱 을씨년스러웠다.『미남이야?』『이게 뭐죠?』그렇게 숭어 처럼 팔짝거리다 은채는 아빠의 무릎에 기대어 잠이 들곤 했다.『은영 씨가 원한다면 돌려 줄 거예요. 그 사람도 악의 있는 사람은 아니라는 거 잘 알고 있잖아요. 편하게 직접 만나서 반환을 청해 보시지 왜?』희수는 몇 번이고 여자들의 증언을 되풀이해서 읽으며 분석에 열중했다. 그러나 그럴수록 그의 실체는 잡히지 않았다. 카멜레온처럼 천변만화하며 시선을 교란할 뿐이었다.『그 일로 불쾌하셨다면 사과할게요.』나와 가까운 친구 중에 A와 B가 있다. 둘 다 심신이 건강한 사내들이지만, 자칭 타칭 카사노바로 통하는 A는 숱한 여자들과 염문을 뿌리면서도 어떤 상대로부터도 원한을 산 적이 없는 놈이다. 반면 B는 마흔을 앞두고서도 아직까지 숫총각 딱지를 보유하고 있는 천연기념물이다.『미안해요 마구 벗겨서. 대신 제가 따뜻하게 해드릴게요.』그는 며칠 후 정말로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영광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언니가 살던 방에 기거하면서 하루 종일 은채하고만 시간을 보내는 거였다.희수는 더 이상 이동선에 대해서 묻지 않았다. 채리니에게는 이동선이란 사람이 그다지 중요한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이동선에게 채리니의 존재를 묻는 게 나을 듯싶기도 했다. 채리니는 투사였다. 사회의 고정관념에 온몸을 던져 투쟁하는, 스케일이 큰 여자였던 거였다.『제가 따라가야 해요. 가서 대학에 등록
『넌 계산이 정확한 줄 알았더니 니 언니하곤 딴판이구나.』365일 내내 연중무휴로 영업하는 라우니온 클럽은 늘 여자가 부족했다. 그래서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일 오후에 출근을 해야 했다.『허락은 무슨. 근데 제가 흉한 꼴을 보이진 않았는지 모르겠군요.』『난바 거리만 쏘다녔죠, 뭐.』아, 황량한 사람.일상이라구?『꽤 가까운 사이인가 ?』그럴 순 없어. 내가 널 찾기 위해 얼마나 헤맸는지 알아? 이젠 절대 널 놓치지 않을 거야. 넌 집으로 돌아가야 해. 어머니께서 돌아가실 날이 멀지 않았어.그녀가 일어나며 자신이 앉았던 자리를 양보하고 슬쩍 한 걸음 옆으로 비켜 앉았다.비가 그다지 내리지 않으면서도 쾌청한 날 또한 별로 없는, 좌우지간 찌뿌드드한 땅, 그런 하늘 아래 살면서도 노상 희희낙락 웃음을 잃지 않는 시민들을 보면 라틴계 특유의 정열과 낙천적인 기질이 무섭다는 생각조차 들곤 했다.『할말 있으면 해요.』11층 복도.그렇다면 아오끼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아무리 절박한 사정이 있다 해도 인신매매꾼이 자신의 거래를 낯모르는 사람에게 들춰보이지 않을 게 뻔했다.일권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서 있었다. 돌아서 가기도 뭐했고, 그를 보고 있기도 뭐한 입장으로.『.』『어떤 코리언 손님이 당신을 찾고 있어.』장화란이 말아먹은 돈이 얼만 줄이나 알아? 2억5천이야. 네년들 여덟 명이 3천만 원씩 책임져야 해. 으이구, 이것들 엇다 팔아야 고깃값 제대로 받을까?『좋은데요. 공기도 상쾌하고요.』앞장서 클럽에 들어가던 일권은 혹시 그 여자가 은비가 아닐까 싶어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인기척을 들은 여자가 하던 일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앞머리 한 부분을 노랗게 염색한 일본 여자였다.『저예요, 연화. 안에 계세요?』『넌 나의 처제고, 은채의 좋은 이모였어.』그는 텐트 안으로 들어가서 입구의 휘장을 젖힌 채 서 있었다. 그녀는 잠깐 동안 망설이다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미쳐 버리고 싶은 표정이 아닌데요?』『소용없어, 연화. 난 지금 이 순간 모든 걸 정리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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